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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리뷰> 김애란의 비행운 -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책 소개 2020. 4. 2. 18:32

    비행운이라는 소설을 알기전에 저는 가수 '문문'이 비행운이라는 노래를 먼저 접했는데요. '나는 자라 겨우 내가 되겠지'라는 가사가 김애란 작가의 '비행운' 속 문장을 가져와서 논란이 되었죠. 

     

     

    나는 자라 결국 내가 되겠지

     

    노래를 듣자마자 이 가사 구절이 공감가시는 분들이 많으실 것입니다. 저도 듣자마자 정말 공감되는 부분이었는데요. 그래서 이 노래가 더 인기를 끌었습니다. 

     

     

    시기가 시기인지 연속으로 다가오는 불행들 속에서 무언가 위로가 필요했고 희망찬 메세지나 성공적인 조언에서 오는 위로도 있겠지만, 역설적이게 더 우울하고 불안한 감정에서 오는 위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라는 존재보다 더 우울하고 불행한 삶을 확인함으로서 '아, 저 사람 보다는 내가 행복하구나' 라며 부끄럽지만 위로 받는. 그런 소설이 바로 비행운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애란 < 비행운 > 

    출판사 : 문학과 지성사

    2012.07.19 

     


    '비행운'은 새로운 삶을 동경하는 형식으로(飛行雲), 하지만 현실을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연쇄적 불운(非幸運)에 발목 잡힌 '우리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문학평론가 박준석이 말했듯 "김애란 소설은 우선 안부를 묻고 전하는 이야기, 말하자면 하이-스토리hi-story라고 부를 수 있다. 이 안부에는 개인적인 소소한 안녕을 넘어선 어떤 윤리"를 가지고 동세대의 실존적 고민을 드러내며 살아남은 자들에게 인사를 전한다.

     

    출처 : 네이버 책 

     

     

     

    비행운은 단편소설집입니다. 

     

     

     

     

    너의 여름은 어떠니
    벌레들
    물속 골리앗
    그곳에 밤 여기에 노래
    하루의 축
    큐티클
    호텔 니약 따
    서른

     

     

     

    각각의 서로 다른 상황에 놓여있는 인물들은 각자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저는 그 중 가장 기억에 남았던 세 편에 대한 제 나름의 리뷰를 해보고자합니다. 

     

     

     

     

    너의 여름은 어떠니

     

    첫번째 단편 '너의 여름은 어떠니'는 김유정 문학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여러번 읽을수록 그 안에 내포된 화자의 감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나의 부재를 알아주는 것, 나의 존재에 대해, 내가 그곳에 있다는 것을 알아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주인공이 한 선배에 짝사랑에 빠집니다. 그것은 주인공이 어린시절 겪었던 물에 빠졌던 트라우마에서 시작된 것이라고 할수 있지만 '나의 부재를 알아주는 것'이라는 문장이 주는 느낌은 로맨틱하고 따뜻했습니다. 하지만 선배와 겪은 일화를 통해 그것이 아니었구나 라며 쓸쓸하게 자조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누구나 겪었을 짝사랑이지만 쉽사리 경험해보지 못한 방법을 통해 그것을 드러냅니다. 

     

     

     

     

    하루의 축

     

    주인공은 모두가 설레는 모습으로 여행을 떠날 준비를 시작하고 마치는 공간인 공항에서 청소하는 인물입니다. 항상 자랑스럽게 여겼던 아들이 교도서에 들어가게 되고 아들과는 편지로 연락을 주고받습니다.

    파트타이머로 일을 하며 가끔 느꼈던 감정이 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며 공감이 되었습니다. 누군가의 행복한 모습을 지켜보며 나 자신과 그들을 비교하며 혼자 우울했던 감정을 이 소설에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일을 하던 중 우연히 손에 쥐게 된 마카롱을 먹으며 '왜 이렇게 단가... 이렇게 달콤해도 되는건가...' 라며 말하는 모습에서는 세상과 단절된 자신의 역설적인 모습을 느꼈습니다. 아마 모두 이런 생각을 한번쯤은 해봤을 듯 합니다. 

    그렇게 기다렸던 아들의 편지의 짧은 문장에 넋을 잃는 장면이 압권이었습니다. 

     

      

     

     

     

    서른

     

    작품의 마지막에 실려있는 단편 소설이자 가장 인상깊었던 작품입니다. 

     

    '이십대에는 내가 뭘 하든 그게 다 과정인 것 같았는데, 이제는 모든 게 결과일 따름인 듯해 초조하네요.'

     

    결국에 내가 되어가는 나를 보며 살아가며 한번쯤 누구나 느낄법한 감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공감되는 구절이구요. 젊은 세대가 느낄 수 있는 우울, 무력감, 불안감에 대해 잘 표현한 글이었습다.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을 보며 '너는 자라 내가 되겠지... 겨우 내가 되겠지'라며 자조하는 주인공을 통해 현 젊은 세대가 느끼는 다음 세대에서도 계속될 우울감, 무력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기가 혼란스러워서 나 자신도 혼란스러운 것 같다는 생각을 자주합니다. 많은 사람이 그렇게 느끼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존재라는 것을 확인하려는 처절함을 담은 '비행운' 현재 읽으면 많이 공감가는 부분도 많을 것이고 위로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봄이 다가온 지금, 여름이 올 때까지 이 우울감에서 벗어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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